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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폴리스 사설토토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그는 유미라는 사람과 함께 영화관에 와서 보았던 영화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떠올렸다
. 동시에 심장이 아찔한 느낌이 들었고 자신이 기억을 되찾은 부분을 그 두 여자에게 별로 중요한 기억은 아닌 것 같다며 운을 띄우
고선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얘기를 들은 유미가 눈에 띄게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이에 현지가 그에게 말했다. 현지
는 말끝을 흐리며 그에게 조금은 유미를 배려하라는 눈치를 슬쩍 주었다. 그러고 그가 현지의 말의 논점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그
저 팔짱을 낀 채로 생각에 잠긴 채 그대로 침묵만이 흐르자 현지가 조금 당황한 듯 말을 다시 꺼냈다. 속사포로 많은 내용을 한꺼번
에 내뱉은 그는 처음으로 고통이 아닌 화 때문에 눈을 찌푸렸다. 또 아까와는 다른 공기로 침묵이 흘렀다. 왠지
모르게 살벌한 분위기였다. 그런 그의 반응은, 현지와 유미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유미는 아까
시무룩해 했던 것과 달리 숙연해 하였고, 현지는 그의 말을 듣고선 그가 충분히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유미처럼 그의 반응에 대해 그녀가 숙연해 하는 것도 이해했다. 그리고
그가 얘기한 것 중에 틀린 말은 없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이리저리 데리고 다닌 것도, 대화로 설명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통할지는 미지수였지만, 시도해 보지도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사실, 유미
나 현지 둘 다 암묵적으로 마냥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곳저곳 다니고 싶었던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이었다. 특히 현지는 유미가 그와 함께 보낸 시간이 자신보다 많
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인지 평소의 현지와는 다르게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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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는 그에게 있어서 이기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했던 부분을 사과의 마음을 담아 그에게 전달했다
. 그는 그런 현지의 말을 듣고 나서 드디어 자신이 의견을 표출했던 것과 그 결과가 예상과 같았
는지 조금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얼굴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에서 조금 언짢은 표
정으로 바뀌며 동시에 팔짱을 꼈다. 현지는 잠시 생각하다, 다시 한번 그를 위해서 이번엔 그가
경험했던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장소인 제 E 구역으로 간다고 하면, 그의 신체와 연관된 일
이었으니 아마 가장 고통스럽지만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지가
꺼낸 말에 그는 드디어 라는 듯이 네, 라고 곧바로 응했다. 그리고 곧이어 현지가 기운 차리
라는 듯이 손으로 유미의 어깨를 쓸며 일어났다. 그저 묵묵히 일어나 현지를 따라갔다. 그
도 뒤를 쫓아갔다. 역에 도착하자 그는 미미한 두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표정이 찡그려질
정도는 아니고 그저 거슬리는 정도였다. 그래서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렇게 열차를 타
고 A구역에서 F구역까지 네 시간을 걸쳐 도착하였다. 그때부터인가 그의 두통은 그를 언
짢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또 역에서부터 버스로 갈아타서는 한 시간을 더 가야만 했
다. 긴 시간을 계속 한정된 공간 내에서 보내다 보니 그런지 두통은 더욱더 심해지고 또
목덜미부터 정수리 쪽까지 당기며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녀들 때문은 아니었다. 기억을
떠올려서 그런 것은 아니고 이제는 그저 조금 익숙해졌는지, 옆에 있는 것 정도는 괜찮
았다. 그렇게 버스에서 내리고선 다시 몇십분 가량을 걸어야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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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길에는 긴 철조망이 처져 있었다. 그 철조망의 왼쪽 아래에는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들은 그곳을 통과해 폐쇄된 E 구역으로 들어섰다. 그리
고 이제는 현지가 아닌 유미가 앞장을 서서 길을 안내했다. 하지만 E구역에 들어서고
조금 걷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의 두통이 극적으로 심해지기 시작하였고, 가다가 도
중에 그런 고통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해 결국 그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에 이르렀
을 때, 그가 더 이상 버티질 못해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뱉고선 걸음을 멈추며 생각했
다. ‘젠장, 이건… 전에 느꼈던 그 두통과는 다른 종류인가…’ 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머리에서 또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마치 성대를 짜내는 듯한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숨
이 거의 다 해 단말마처럼 될 때까지 들려왔다. 그런 비명이 지속되고 있는 동안 주위
를 둘러보았다. 그곳은 좁지도 넓지도 않은 곳이었는데 창문이 하나도 있지 않는 것이
, 이곳이 지하실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벽 쪽에는 네모난 형태들 안에 먼지가 조금
밖에 쌓이지 않은 흔적들로 보아 각종 가구들이 원래 있었던 것 같아 보였다. 문은 뒤
와 왼쪽에 하나가 있었는데, 그 문들의 맞은편에 다른 두 벽면에는 사람에게 유해를
가할 수 있는 도구들이나 장비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운데에는 어떤 한 사람
이 천장의 달린 철 고리에 밧줄로 팔과 다리가 묶여 지면에서 떨어진 상태로 있었다
. 그 모습은 마치 정육점에 매달려 있는 돼지고기 같았다. 그것과 다른 점이라고는 오
직 피가 흘러 바닥을 적시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 앞에는 키가 적어도 1
80cm가 넘어 보이고, 짧은 머리에 심한 거북목인 한 사람이 칼을 들고 서 있었다. 그
에게 그 남자는 사실 그렇게 착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쾌함이나 적대
심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익숙함에 가까웠다. 그리고는 그가 말했다. 짧지만 압박을
가하는 저음의 목소리였다. 묶여 있는 그 사람은 대답인지 신음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목
소리를 냈다. 그리고선 그 남자는 손에 있는 칼의 날이 아래쪽을 향하도록 고쳐 잡
고서는 매달려 있는 그의 왼쪽 어깨를 향해 팔을 크게 들었다가 그대로 내리며 그곳을 찔렀다.
